겨울의 반 이상이 지나가고 있다. 스키나 스케이트가 어울리는 계절이지만 성형외과 의사들에겐 이러한 것들을 느낄만한 여유가 없는 계절이기도 하다. 겨울에는 매일 5~6건 이상의 수술을 해야 하고, 외래시간엔 예약된 상담 환자들로 정신없이 바쁘다. 오늘도 외래시간에 짬을 내서 간단한 수술을 하고 와보니 몇몇 환자가 상담을 기다리고 있었다. 20대 후반의 젊은 여자인데 어깨에 생긴 흉터 문제로 찾아 왔다. 어깨에 생긴 것은 소위 “켈로이드”라는 치료가 만만치 않은 흉터의 일종이다. 근본적으로 흉터를 없앤다는 것은 불가능하며, 다만 흉터교정술을 통해 크기를 줄이거나 모양을 교정하여 덜 보이도록 만드는 것이 수술의 최종 목적이다. 더구나 켈로이드는 수술 후에도 재발이 잘 되며 일부는 원상태보다 더 악화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환자에게 먼저 주사요법을 권해봤지만 환자는 이미 주사요법을 통해 치료효과를 얻지 못하고 몇몇 개인병원을 찾아 상담해보고 최종적으로 종합병원을 찾은 것이다. 이처럼 주사요법으로 효과를 보지 못한 경우에는 수술적인 방법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는데 이 경우에도 방사선요법을 병행하여 재발가능성을 줄여주는 게 좋다. 물론 수술과 방사선요법을 병행하더라도 재발될 수 있으며,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는다. 이러한 것들을 설명하니 환자는 이해할 수 없는 표정으로 내게 반문하였다. 모 개인병원에서는 3~4회 정도의 레이저치료로 없앨수 있는데 비용이 너무 비싸서 보험적용을 받아 저렴하게 치료할 목적으로 종합병원을 찾았다는 것이다. 순간 가슴이 답답해지는 것을 느꼈다. 일부 의사들이 켈로이드에 대한 정확한 지식도 없이 레이저에 대한 과대광고만 한 꼴이다. 어떠한 흉터도 레이저로 없앨 수는 없다. 일부에서 완화시킬 수는 있겠지만... 필자는 몇 년 전에 모 병원에서 얼굴 흉터에 대해 레이저시술을 받은 후 더욱 악화된 경우가 있어 감정을 해준 경험이 있다. 종합병원에 근무하는 의사로써 개인 의원의 의사들의 적절한 보호막이 되고 때로는 해결해줘야 하겠지만 과장광고나 저질의 진료는 환자를 보호해줘야 하는 의무가 있다고 생각된다. 정확한 지식을 습득하고 레이저와 같은 장비들의 치료효과를 정확하게 환자에게 전달하여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런 것들이 나중에 생길 수 있는 크고 작은 분쟁거리로부터 의사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해본다.